노사모와 박사모의 차이점, 그리고 자칭 문파들의 머릿속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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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문파라는 똥파리들의 가장 큰 문제는 특정 개인, 문 대통령 편이냐 아니냐, 모든 걸 이걸로만 판단한다는 거야. 바로 이게 과거 박사모와 노사모의 가장 큰 차이였지.

노사모는 물론 노무현이라는 깃발 아래 모이긴 했지만 노무현 개인 팬클럽,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만이 목적이 아니었어. 한국사회의 모든 정상적인 사고를 마비시키는 지긋지긋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자는 중요한 대의가 있었지.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한 민주세력은 70년대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저항하거나 80년대 전두환 독재에 저항하는 운동을 힘을 합쳐 함께했어. 그런데 87년 양김의 분열 이후엔 그 연대가 깨져 버린 거야. 이제 한국사회 개혁이라는 대의는 사라져 버리고, 오로지 경상도냐 전라도냐 갖고들 투표하고 당선되고 했지.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이나 가치는 별로 안 중요해지고, 나이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 보수나 진보, 다 상관없이 경상도는 이 당, 전라도는 저 당, 그 짓을 하고 있었던 거지.

지역주의를 깨지 않으면 한국사회 개혁이 어려웠는데, 아무도 감히 도전하지 못하던 그 분위기에서 노무현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했고, 거기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든 거야. 노사모는 노무현 개인숭배 집단이 아니라 그 대의에 공감하는 집단이 모인 거였어. 정치 운동이기도 했지만 사회를 바꾸자는 운동이기도 했단 말이야.

박사모는 전혀 그렇지 못했지. 박근혜가 상징하는 어떤 대의나 새로운 가치 없이, 그냥 박근혜 불쌍하다 안됐다 우아하다 하는 팬클럽에서 시작되었지. 비극적으로 죽은 박정희의 한풀이 정서도 있었고. 그러니까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는 순간 더 이상 할일이 없었던 거야. 모든 목적을 이뤘으니까. 그래서 드라마나 보고 있었던 거잖아. 지지자들도 더 이상 할게 없었던 거고.

지금 문파라는 사람들을 봐. 물론 그중에도 여러 부류가 있겠지만 지금 난리치는 인간들의 특징은, 문.재인 개인추종, 그리고 권력 이어가기 이외에 별달리 추구하는 가치가 없다는 거야.

물론 나도 지금 정부를 지지해. 하지만 문.재인 개인 팬이라서 지지하는 게 아니라 한국사회를 개혁하고, 지긋지긋한 반공 프레임 좀 없애고, 뭐 그런 이유로 힘을 실어주고 싶어.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한국사회 개혁을 촉진할 수 있다면 박용진이 진보신당 출신이건 말건 상관없고, 똑같은 이유로 이재명을 좋아해.

근데 저 인간들 하는 얘기 좀 봐. "민주당 지지자가 이재명 지지자일 수 없다". "이재명은 문 대통령에 칼 꽂을 사람이다". "이재명은 우리당에 안 맞는다".

정책과 대의는 온데간데 없고 누가 누구랑 친한지, 누가 누구 편인지 하는 거로만 모든 걸 판단하잖아. 한국사회 개혁하는 일이 지체되거나 훼손되어도 상관없으니까 이재명 도지사 쫓겨나라 당에서 나가라 이거잖아. 그러면서도 자기들이 진보세력이라는 말이 나올까?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일개 성남시장에서 나름 무시못할 대권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사람들이 단순히 이재명 개인을 추종하기 때문이 아니야. 이재명이 상징하는 가치와 대의가 있거든. 이재명 주변에 사람이 아직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지지자들에게 조직된 세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박사모보다는 노사모에 가깝단 말이지. 그런데 문파들은 자기들 머릿속이 친문이나 반문이냐 이걸로만 꽉 차 있기 때문에, 이재명 지지자들도 자기들과 똑같은 줄 알고 있어. 이게 제일 큰 문제야.

2002년, 노무현이 동교동계와 안 친하니까 후보 물러나라, 정몽준에게 후보를 넘겨라, 하면서 후단협 만들고 난리치던 사람들이랑 똑같은 짓들을 하고 있는 거지.

모르긴 해도 문 대통령 본인은 친문이란 말 별로 안 좋아할 거야. 내가 친문이랍시며 같은 편 주먹질하고 다니는 행태는 더 싫어할 거고.

아무튼, 문파 자처하는 인간들은 자기들이 박사모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도, 그 프레임에 말려 들어가서 누가 친 이재명이나 반 이재명이냐, 그런 걸로만 사람 찍어서 좋은놈 나쁜놈 가르고 그러진 않았으면 해.)